EU 탄소국경세 내년 실제 부과…대상 품목 4개 추가
유럽연합이 탄소국경조정제도의 전환기를 끝내고 내년 1월부터 인증서 구매를 의무화한다. 대상에 유기화학품과 폴리머가 새로 포함돼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입력 2026.07.14 07:21 · 수정 22:54· 조회 1,611
유럽연합(EU) 이사회는 14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개정 규정을 최종 승인했다. 내년 1월부터 EU로 수입되는 대상 품목은 제품에 내재된 탄소배출량만큼 CBAM 인증서를 사서 제출해야 한다. 지난 3년간은 배출량을 보고만 하면 되는 전환기였다.
대상 품목도 늘었다. 기존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6개에 유기화학품, 폴리머, 세라믹, 유리 4개가 추가돼 10개가 됐다. EU 집행위원회는 확대된 품목이 역내 수입 관련 탄소배출의 약 5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인증서 가격은 EU 배출권거래제(ETS) 주간 평균 가격에 연동된다. 최근 EU 탄소 가격이 톤당 80유로 안팎에서 움직이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철강 업계가 부담할 비용은 연 3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수출국에서 이미 탄소 비용을 냈다면 그만큼 공제받을 수 있지만, 국내 배출권 가격이 EU의 10분의 1 수준이어서 공제 폭은 크지 않다.
한 EU 회원국 통상 담당 관계자는 “역내 기업이 탄소 비용을 감당하는 동안 수입품이 무임승차하는 구조를 더는 둘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 국내 산업계 단체 관계자는 “제품별 내재 배출량을 산정하고 검증할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며 “중소 수출기업은 서류를 맞추다 시장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다음 달 EU와 CBAM 이행 협의를 열어 국내 배출권 가격 인정 범위와 검증기관 상호인정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소 수출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배출량 산정 컨설팅을 지원하는 예산을 내년도 안에 반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