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예산, 출산 장려에서 양육 인프라로 무게를 옮겨야 한다

현금성 출산 지원이 늘었지만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았다. 문제는 낳는 결심이 아니라 기르는 조건이다.

논설위원실기자
입력 2026.07.13 09:48 · 수정 22:54· 조회 1,279

저출생 대응에 투입된 예산은 지난 15년간 누적 30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은 0.7명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돈을 안 써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쓰는 방향이 문제였다는 뜻이다.

그동안 예산의 상당 부분은 출산 시점에 집중된 현금성 지원이었다. 출산지원금, 첫만남이용권, 각종 지자체 장려금이 그렇다. 이런 지원은 이미 출산을 결심한 가구의 부담을 덜어주지만, 결심 자체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한 번 받는 200만원이 앞으로 20년의 불확실성을 상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출산을 미루는 이유를 물으면 답은 대체로 일관된다.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고, 맡기더라도 오후 4시면 데리러 가야 하며, 그 시간에 퇴근할 수 있는 직장은 드물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여성 70%대, 남성 30%대에서 정체돼 있고, 중소기업으로 좁히면 절반 아래로 떨어진다. 제도는 있는데 쓸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예산은 출산 시점이 아니라 양육 기간 전체에 깔려야 한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방과후 돌봄의 절대 수를 늘리고, 돌봄 교사의 처우를 개선해 이직률을 낮추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이 아닌 기본값으로 바꾸는 일이 그것이다. 이는 화려하지 않고 성과도 느리게 나타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겪는 문제에 닿아 있다.

출산율은 정책의 목표가 아니라 결과 지표다. 목표로 삼는 순간 숫자를 올리는 손쉬운 수단, 즉 현금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아이를 기르는 일이 한 사람의 경력과 삶을 무너뜨리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 결과로 출산율이 따라오게 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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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실 기자 · 오피니언부에서 취재합니다.기자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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