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사고 또 최대…못 돌려받은 보증금 올해만 2조 넘었다
집값 하락기에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가 급증하며, 보증기관의 대위변제 부담도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입력 2026.07.19 11:36 · 수정 03:13· 조회 4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가 올해 들어 다시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 보증 관련 기관 집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2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세입자를 대신해 보증기관이 먼저 갚아준 대위변제액도 1조6천억원에 달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사고가 몰린 곳은 이른바 '역전세' 지역이다. 계약 당시보다 전세 시세가 떨어지면서,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구해도 기존 보증금을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다. 특히 다세대·연립 등 시세 파악이 어려운 주택에서 보증금이 매매가에 육박하는 '깡통전세' 위험이 컸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년 전 고점에 맺은 계약의 만기가 올해 집중되면서 반환 부담이 한꺼번에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피해는 회수까지 오래 걸린다는 데 있다. 보증에 가입한 경우 기관이 먼저 보증금을 돌려주지만, 미가입 상태에서 사고를 당하면 소송과 경매를 거쳐야 해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린다. 그사이 이사와 대출 상환이 겹치며 이중고를 겪는 청년·신혼부부가 적지 않다.
당국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보증 가입 심사 때 주택 시세 산정 기준을 조이고, 집주인의 세금 체납 정보를 세입자가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확대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습적으로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임대인에 대한 관리와 회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제도 보완과 함께 세입자의 자기방어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계약 전 등기부상 선순위 채권과 근저당을 확인하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즉시 갖추며, 반환보증에 가입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한 주거복지 전문가는 "보증금은 대다수 가구에 전 재산"이라며 "제도가 촘촘해질 때까지는 계약 단계의 확인이 최선의 안전장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