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비 월 400만원 시대…'간병 파산' 가구 3년 새 두 배로
고령 환자 간병을 개인이 떠안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간병비 부담에 무너지는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입력 2026.07.19 11:36 · 수정 07:08· 조회 8

가족 간병에 드는 비용이 가계를 짓누르고 있다. 보건·복지 관련 조사에 따르면, 중증 환자를 개인 간병인에게 24시간 맡길 경우 드는 비용은 월평균 390만~430만원으로, 3년 전보다 40% 넘게 올랐다. 간병비를 감당하지 못해 빚을 지거나 파산에 이르는 '간병 파산' 상담 건수는 지난해 기준 3년 전의 두 배로 늘었다.
비용을 끌어올린 것은 인력난이다. 고령화로 돌봄 수요는 급증하는데 간병·요양 인력은 부족해, 간병인 하루 단가가 15만원을 넘어섰다. 요양보호사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신규 진입은 더뎌, 병원과 요양시설 모두 인력을 구하지 못해 대기가 길어지는 실정이다. 한 요양업계 관계자는 "힘든 노동에 견줘 처우가 낮아 젊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담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돌아간다. 간병을 위해 일을 그만두는 '간병 퇴직'이 늘면서 소득이 끊기고, 여기에 간병비까지 겹쳐 중산층도 순식간에 취약계층으로 내려앉는다. 특히 지방에서는 간병 인력이 더 귀해, 도시의 큰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며 이중 부담을 지는 경우가 많다.
대안으로 '간병비 급여화'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개인 간병비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일정 요건을 갖춘 환자에게 급여로 지원하자는 것이다. 간병을 병원이 책임지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상을 늘리자는 요구도 커지고 있으나, 재정 부담과 인력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문제로 방치해온 간병을 사회가 분담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노인복지 연구자는 "초고령사회에서 간병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 위험"이라며 "공적 돌봄 체계와 인력 처우 개선을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가계 부담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 간병 부담 완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