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사고 3년 새 2배…'바닷속 인프라' 지키기 경쟁
국제 통신망을 떠받치는 해저케이블 손상 신고가 3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각국은 수리선 확보와 감시 체계 구축에 나섰다.
입력 2026.07.22 13:00 · 수정 13:00· 조회 0

대륙 간 데이터 통신의 99%를 처리하는 해저 통신케이블의 손상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접수된 해저케이블 손상 신고는 227건으로, 3년 전(112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원인의 70% 이상은 선박 닻 끌림과 저인망 어업 등 인위적 요인으로 분류됐다.
문제는 복구 속도다.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전용 수리선은 60여 척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이 선령 20년을 넘겼다. 심해 구간에서 절단이 발생하면 수리선 배정부터 케이블 인양·접합까지 평균 32일이 걸린다. 지난 4월 한 대양 구간에서 케이블 3개가 잇따라 끊겼을 때는 인접국 인터넷 속도가 최대 40% 떨어진 상태로 3주간 이어졌다.
각국은 대응 체계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 공동으로 수리선을 상시 대기시키는 예비 선단 구상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과 호주는 케이블 육양지점 주변에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상시 감시 구역을 설정했다. 미국은 신규 케이블 허가 심사에 경로 다변화 요건을 추가했다. 한 유럽 통신 규제당국 관계자는 "케이블은 민간이 깔지만 끊기면 국가 기능이 멈춘다"며 "공공 인프라에 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사정도 안심하기 어렵다. 한국을 오가는 국제 해저케이블은 10여 개 노선인데, 상당수가 비슷한 해역을 지난다. 특정 구간에서 사고가 겹치면 우회 경로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해저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수리선 확보 계약은 통상 연 단위로 미리 맺어야 하는데, 국내 물량만으로는 협상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케이블 보호를 위한 국제 공조 논의가 여러 협의체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라며 "우리도 정보 공유와 수리 역량 분담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국제 협의는 다음 달 실무 회의를 거쳐 연내 권고안을 정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