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공백, 학교에만 떠넘길 수 없다
방과 후 돌봄 수요는 늘어나는데 감당은 학교 혼자 하고 있다. 지역이 함께 지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입력 2026.07.22 13:00 · 수정 13:00· 조회 0

초등 돌봄 대기 인원이 다시 늘고 있다. 신청은 매년 증가하는데 자리는 그만큼 늘지 않는다. 그 사이 학교는 교실을 내주고, 교사는 수업 외 업무를 떠안는다. 돌봄이 필요하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 부담을 누가 지느냐는 질문은 오랫동안 미뤄져 왔다.
지금 구조의 문제는 분명하다. 돌봄은 본질적으로 지역사회의 일인데 전달 창구만 학교로 단일화돼 있다. 학교는 접근성이 좋고 안전하다는 이유로 선택됐지만, 그 대가로 교육기관이 보육기관 역할을 겸하게 됐다. 공간도, 인력도, 예산 항목도 원래 그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다. 무리한 그릇에 계속 물을 붓는 셈이다.
대안은 이미 여러 지역에서 시험되고 있다. 도서관과 주민센터, 문화시설을 묶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돌봄 거점을 두는 방식이다. 운영 주체는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학교는 연계와 안전 확인만 담당한다. 성과가 난 곳들의 공통점은 시설을 새로 지었다는 게 아니라, 기존 공간의 운영 시간을 늘리고 인력을 안정적으로 고용했다는 데 있다. 돌봄의 질은 결국 사람이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재정 분담 방식부터 손봐야 한다. 지금은 사업이 해마다 공모 형태로 배분돼 종사자 고용이 1년 단위로 끊긴다. 처우가 낮고 불안정하니 숙련된 인력이 남지 않고, 그 부담은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최소 3년 단위의 안정적 재원과 표준 인건비 기준이 필요한 이유다.
돌봄은 복지 서비스이기 이전에 부모가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사회 기반이다. 기반 시설을 놓을 때 우리는 누가 관리할지를 먼저 정한다. 돌봄만 예외일 수 없다. 학교에 맡겨두고 잘 안 되면 학교를 탓하는 방식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