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성복제 보이스피싱 급증…30초 통화로 목소리 '그대로' 복제

딥페이크 음성 기술을 악용한 신종 보이스피싱 피해가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실시간 탐지 체계 도입에 나섰다.

윤가람기자
입력 2026.07.23 02:00 · 수정 05:54· 조회 1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똑같이 복제해 돈을 가로채는 신종 보이스피싱 피해가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보안 당국 집계에 따르면 올 1∼6월 접수된 AI 음성복제 관련 사기 피해 건수는 1470여 건, 피해액은 약 62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10억원)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불었다.

수법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사이버수사 당국 관계자는 “유출된 통화 녹음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짧은 영상만 있으면 30초 안팎의 음성으로도 실제와 구별하기 어려운 복제음을 만들 수 있다”며 “자녀를 사칭해 사고를 당했다고 다급하게 전화하는 방식이 전체 신고의 절반을 넘는다”고 말했다.

보안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음성 인증 솔루션 업체 누리소프트는 통화 중 합성음 여부를 실시간으로 가려내는 탐지 엔진을 이달 공개했으며, AI 스타트업 오로라AI는 은행 상담센터에 적용할 수 있는 딥페이크 음성 필터를 시범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음에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미세한 주파수 왜곡이 남아 이를 잡아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주요 은행권과 함께 고액 이체 시 합성음 탐지 절차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연내 실시간 탐지 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내년부터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연동해 의심 통화를 자동 차단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개인 차원의 예방도 강조한다. 한 정보보호 전문가는 “가족끼리 미리 약속한 확인용 암호를 정해두고, 전화로 급하게 송금을 요구받으면 반드시 끊고 되걸어 확인해야 한다”며 “목소리가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신뢰해선 안 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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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가람 기자 · IT부에서 취재합니다.기자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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