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곳간 4년치 채웠다…친환경 선박이 '수주 랠리' 이끈다
국내 대형 조선사 수주 잔량이 4년치 일감을 넘어섰다. 값비싼 친환경 선박 비중이 커지며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입력 2026.07.23 02:40 · 수정 02:40· 조회 0

국내 조선업계가 4년치 넘는 일감을 확보하며 장기 호황 국면에 들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수주 잔량은 총 1억20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연간 건조 능력의 4년치를 웃도는 규모다. 조선사들은 2028년 이후 인도분까지 도크 예약을 마친 상태다.
이번 호황의 핵심은 값비싼 친환경 선박이다. 국제 해운의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발주가 액화천연가스(LNG)·메탄올·암모니아 추진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상반기 국내 조선사가 따낸 선박 가운데 친환경 연료 추진선 비중은 68%로, 3년 전 41%에서 크게 높아졌다. 척당 단가가 통상 선박의 1.5배에 이르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선가 지표도 우상향이다. 신조선가지수는 이달 189를 기록해 1년 전보다 12% 올랐다. 대형 LNG운반선 한 척의 계약 가격은 2억6000만달러 안팎까지 뛰어, 저가 수주 경쟁이 극심했던 2010년대 중반과는 딴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진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선별 수주로 방향을 잡았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물량보다 어떤 배를 얼마에 짓느냐가 중요해졌다"며 "고부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하면서 채산성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환경 규제가 사실상 교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어 발주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인력이다. 조선업이 침체기를 겪는 동안 숙련공이 대거 이탈해, 늘어난 일감을 감당할 현장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외국 인력 도입과 자동화 설비 확대로 대응하고 있으나, 용접 등 핵심 공정의 숙련 인력난은 단기간에 풀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