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밀·옥수수값 넉 달째 '고공행진'…수출국 빗장 걸었다
주요 곡창지대 가뭄·폭우로 작황 부진, 국제 밀 가격 4개월 새 28% 급등. 일부 수출국은 물량 통제에 나섰다.
입력 2026.07.23 04:06 · 수정 04:06· 조회 0

이상기후로 세계 주요 곡창지대의 작황이 흔들리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넉 달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곡물이사회 집계를 인용한 국내 분석에 따르면 이달 국제 밀 선물 가격은 t당 342달러로 4개월 전보다 28% 뛰었고, 옥수수도 같은 기간 19% 올랐다. 봄철 이후 북반구 밀 산지의 가뭄과 남반구의 이상 폭우가 겹친 결과다.
주요 생산국들은 자국 물가를 이유로 수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한 곡물 수출 대국은 이달 들어 밀 수출에 사실상의 물량 상한을 두는 조치를 도입했고, 또 다른 국가는 옥수수 수출세를 기존 8%에서 15%로 올렸다. 국제기구는 "수출제한 조치가 확산되면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량의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밀 소비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아시아·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서는 빵·국수 등 주식 물가가 두 달 새 두 자릿수로 뛰었다. 국내 제분·사료업계도 원가 부담이 커졌다.
국내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전망이다. 곡물업계 관계자는 "이미 계약된 물량으로 당장의 충격은 크지 않지만, 3∼4개월 뒤 반영되는 구조여서 하반기 식품·사료 가격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곡물 비축 물량을 점검하고 수입선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농림 당국은 국제 곡물가와 해상운임을 상시 감시하는 조기경보 체계를 이달 중 강화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동이 상수가 된 만큼 곡물 자급 기반과 대체 공급망 확보가 중장기 과제로 남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