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 반도체, 공공 데이터센터에 첫 대규모 투입
정부가 공공 AI 데이터센터에 국산 신경망처리장치 4200장을 도입한다. 수입에 기대온 AI 연산 인프라의 국산화 시험대다.
입력 2026.07.24 00:03 · 수정 00:03· 조회 0

정부가 공공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4200장을 투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국산 AI 반도체 실증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3개 공공 데이터센터에 단계적으로 설치한다고 밝혔다. 사업 규모는 3800억원이다.
이번 사업에는 정림반도체와 오로라AI 등 국내 팹리스 4곳이 공급사로 참여한다. 이들이 개발한 NPU는 대규모 언어모델의 학습보다 추론에 특화된 제품으로, 전력 대비 성능이 기존 수입 그래픽처리장치(GPU)의 1.7배 수준이라는 것이 참여 기업 측 설명이다. 다만 절대 연산 성능은 최신 수입 제품의 60% 안팎에 그친다.
정부가 추론용 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은 시장 구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AI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전체 연산 수요에서 추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40%대에서 2030년 70%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본다. 학습용 시장은 이미 소수 해외 기업이 장악했지만 추론 영역은 진입 여지가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관건은 소프트웨어다. 개발자들이 쓰는 AI 프레임워크가 특정 해외 업체의 개발도구에 맞춰져 있어, 국산 칩으로 옮기려면 코드를 다시 손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한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칩 성능보다 개발자가 기존 코드를 고치지 않고 그대로 돌릴 수 있느냐가 채택을 좌우한다”며 “공통 호환 계층 개발에 업계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실증 결과를 토대로 내년 하반기 공공 부문 도입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국산 칩에 일정 비율을 배정하는 방식은 초기 시장 형성에 필요하지만, 성능 검증 기준을 함께 공개해야 특혜 논란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