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밑에서 키운다…프로배구 유소년 클럽 3배로 늘었다
학교 배구부가 줄어들자 프로배구 구단들이 직접 유소년 클럽을 만들기 시작했다. 2년 만에 클럽 수는 3배, 등록 선수는 4200명으로 늘었다.
입력 2026.07.24 06:04 · 수정 06:04· 조회 0

남녀 프로배구 13개 구단이 운영하는 유소년 클럽이 38개로 집계됐다. 2년 전 12개에서 세 배 넘게 늘었다. 등록 유소년은 4200명으로, 같은 기간 2.6배가 됐다. 구단들이 자체 예산으로 초·중학생 아카데미를 세우기 시작한 것은 선수 수급 기반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학교 운동부는 10년 사이 크게 줄었다. 남자 중학교 배구부는 34%, 여자 중학교 배구부는 29% 감소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지원자는 남녀를 합쳐 78명으로 5년 전(121명)의 65% 수준이었다. 지원자 가운데 수도권 밖 학교 출신 비중은 38%까지 떨어져, 지역 기반이 얇아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단별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다. 서울 유니콘스는 주말 아카데미를 열어 620명을 받았고, 초등 4학년부터 신체 측정과 기초 기술 이력을 3년간 기록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대구 레드윙스는 지역 초등학교 열두 곳을 묶어 8인제 리그를 만들었고, 부산 씨걸스는 여자 유소년 저변을 넓히기 위해 여덟 개 학교에 코치를 파견하고 있다. 전주 프론티어스는 은퇴 선수를 지도자로 재교육하는 과정을 운영 중이다.
한 구단의 유소년 사업 담당자는 “예전에는 잘하는 선수를 데려오는 게 일이었지만, 지금은 배구를 처음 접하는 아이를 늘리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리그 사무국 관계자는 “클럽 운영 실적을 구단 평가 지표에 반영하는 방안을 다음 시즌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유소년 지도자는 “체육관을 빌리기가 가장 어렵다”며 “학교 시설 개방 없이는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리그 사무국은 오는 10월 전국 유소년 클럽 대항전을 처음 열고, 우수 클럽에 운영비를 차등 지원할 방침이다. 학교 체육관을 주말에 개방하는 문제를 놓고 교육청과의 협의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