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수출 빗장 다시 걸린다…국제 밀값 4개월 새 31% 급등
주요 수출국들이 잇따라 곡물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국제 밀 선물가격이 4개월 만에 31% 뛰었다. 정부는 하반기 식품 물가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
입력 2026.07.24 17:52 · 수정 17:52· 조회 0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잇따라 수출 제한 조치를 내놓으면서 국제 밀 가격이 넉 달 사이 31% 급등했다. 24일 국제곡물시장 집계를 보면 이달 셋째 주 밀 선물가격은 t당 342달러로, 3월 말(261달러)보다 31.0% 올랐다. 옥수수는 같은 기간 18.4%, 대두는 12.7% 상승해 3대 곡물이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가격 급등의 직접적 방아쇠는 수출 규제였다. 흑해 연안과 남아시아 주요 생산국 4개국이 지난 5월 이후 자국 물가를 이유로 밀·쌀 수출에 물량 상한이나 최저수출가격을 도입했다. 여기에 북반구 주요 산지의 봄철 강수량이 평년의 62% 수준에 그치면서 올해 세계 밀 생산량 전망치가 종전보다 1900만t 하향 조정됐다. 세계 곡물 재고율은 27.3%로 최근 9년 새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 파장도 이미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밀의 98%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통관 기준 밀 수입단가는 6월 t당 385달러로 1년 전보다 24.6% 올랐다. 제분업계는 3분기 중 업소용 밀가루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라면·제과·제빵 등 가공식품 가격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크다. 사료용 곡물값이 함께 오르면서 축산농가의 생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공공비축과 민간 재고를 합쳐 4개월분 안팎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수급에 차질이 생길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수출 제한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조달 단가 상승은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국제곡물 시장 분석가는 "수출 제한이 다른 나라의 사재기를 부르는 연쇄 반응이 2022년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달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제곡물 수급대책반을 가동하고, 밀·옥수수 등 주요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다음 달 열리는 주요 곡물 수출입국 협의체 회의에서 수출 제한 자제를 요구하는 공동 성명이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