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신 9월'…폭염이 밀어낸 유럽 관광 성수기

남유럽 폭염이 길어지면서 7~8월 숙박 예약은 줄고 9~10월 예약이 34% 늘었다. 성수기 자체가 뒤로 밀리는 흐름이다.

최민아기자
입력 2026.07.26 11:07 · 수정 11:07· 조회 0
'여름 대신 9월'…폭염이 밀어낸 유럽 관광 성수기
▲ 여행객들이 오가는 공항 출국장 통로

유럽 관광 성수기가 뒤로 밀리고 있다. 국제 여행업계 집계에 따르면 올여름 남유럽 주요 관광도시의 7~8월 숙박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줄어든 반면, 9~10월 예약은 34% 늘었다. 한여름 폭염을 피해 여행 시기를 가을로 옮기는 이른바 '시즌 시프트'가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배경에는 해마다 길어지는 폭염이 있다. 남유럽 내륙 도시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웃도는 날이 최근 5년 새 두 배로 늘면서, 한낮 야외 관광이 사실상 어려워진 지역이 많아졌다. 일부 도시는 오후 시간대 유적지 입장을 제한하거나, 개장 시간을 이른 아침과 저녁으로 나누는 '분할 운영'을 도입했다.

여행 수요는 위도가 높은 지역으로도 옮겨가고 있다. 북유럽·발트 지역의 여름 항공권 예약은 1년 새 21% 늘었고, 산악 지대 숙박 예약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해변 휴양지 비중이 큰 지역은 여름 매출이 줄면서 성수기 고용 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

한 유럽 관광정책 담당자는 "관광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는 시기가 달라지는 것"이라며 "숙박·교통·인력 운영이 모두 7~8월에 맞춰져 있어 이 구조를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계절노동자 계약 기간과 대중교통 증편 시기, 성수기 요금 체계가 모두 조정 대상으로 거론된다.

항공사들도 노선 계획을 손보고 있다.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9~10월 남유럽 노선 좌석 공급을 지난해보다 11% 늘리는 대신 8월 공급은 소폭 줄이기로 했다. 관광 통계기관은 올해 연간 방문객 수 자체는 지난해와 비슷하겠지만, 월별 분포는 뚜렷하게 평탄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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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아 기자 · 국제부에서 취재합니다.기자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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