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돌봄 인력난,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제도도 없다

요양보호사 이직률이 40%를 넘어섰다. 시설과 수가를 늘려도 일할 사람이 남지 않으면 돌봄 체계는 지탱될 수 없다.

정유진기자
입력 2026.07.27 04:13 · 수정 04:13· 조회 0
[사설] 돌봄 인력난,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제도도 없다
▲ 요양 현장에서 돌봄 종사자가 어르신과 마주 앉아 있다

돌봄 현장의 인력난이 임계점에 다가서고 있다.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인정자는 이미 110만명을 넘어섰지만, 현장을 지키는 요양보호사의 평균 연령은 61세까지 올라갔고 1년 내 이직률은 40%를 웃돈다. 앞으로 5년간 필요한 돌봄 인력이 22만명 부족할 것이라는 추계도 나온다. 시설을 더 짓고 급여 항목을 늘려도, 그 자리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면 제도는 서류로만 남는다.

문제의 뿌리는 처우다. 요양보호사의 상당수가 시간제로 일하며, 근무 시간이 하루 3~4시간으로 쪼개져 있어 한 달을 꼬박 일해도 안정적인 생활 임금에 이르지 못한다. 방문요양의 경우 이동 시간은 근무 시간으로 계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조건에서 젊은 인력이 유입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인력 확충을 자격증 발급 숫자로 관리해 온 관행도 손봐야 한다. 자격 취득자는 누적 260만명에 이르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인원은 그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자격자는 넘치는데 종사자는 모자라는 구조 자체가, 이 일이 오래 버티기 어려운 일자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책의 방향은 분명하다. 근무 시간을 묶어 상근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수가 체계를 바꾸고, 이동 시간과 대기 시간을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 요양시설 종사자 1인당 담당 인원 기준도 현실에 맞게 낮춰야 한다. 인력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기관에 감산만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서비스의 질이 올라가지 않는다.

외국 인력 도입 논의도 진행 중이지만, 언어와 돌봄 숙련도를 갖추는 데 필요한 교육 과정과 체류 자격이 함께 설계되지 않으면 현장의 혼선만 키울 수 있다. 인력을 데려오는 문제보다 남게 하는 문제가 먼저다.

고령 인구 1000만명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돌봄은 언젠가 모든 가정이 마주하게 될 문제이고, 그 부담은 결국 가족의 시간과 소득으로 되돌아온다. 예산이 드는 일이라며 미룰수록, 나중에 치러야 할 비용은 훨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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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기자 · 오피니언부에서 취재합니다.기자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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