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지 3년에 값 반 토막…중고 전기차 '배터리 성적표' 의무화
중고 전기차 잔존가치가 동급 내연기관차의 70% 수준에 그치자, 정부가 배터리 성능 진단 결과를 매매 때 의무 표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입력 2026.07.27 08:06 · 수정 08:06· 조회 0

주행 3년 된 중고 전기차의 평균 잔존가치가 신차 가격의 52.3%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급 내연기관차의 잔존가치는 71.6%였다. 국토교통부는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값이 과도하게 깎이고 있다고 보고, 중고 전기차를 팔 때 배터리 성능 진단 결과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관련 규칙 개정에 착수했다.
중고 전기차 거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중고 전기차 거래 대수는 1만2400대로 1년 전보다 38% 증가했다. 반면 배터리 성능을 둘러싼 소비자 분쟁 상담은 같은 기간 2.4배로 늘었다. 구매 뒤 실제 주행거리가 광고보다 20% 이상 짧다는 유형이 전체 상담의 절반을 넘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매매업자는 지정 진단기관이 발급한 배터리 성능 확인서를 차량 정보에 함께 게시해야 한다. 진단은 충전·방전 이력, 셀 간 전압 편차, 급속충전 비중 등을 분석해 잔존 성능을 A~E 5개 등급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진단 비용은 8만~15만원 선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초기 2년간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준의 통일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제조사마다 배터리 관리 데이터를 공개하는 범위가 달라 같은 차종도 진단 결과가 갈릴 수 있다”며 “데이터 제공 범위를 표준화하지 않으면 등급 자체를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진단 이력이 쌓이면 오히려 잔존가치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부는 다음 달 행정예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규모 매매업체에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