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빈집 138만 호…'철거하고 싶어도 주인을 못 찾는다'
전국 빈집이 5년 새 38% 늘어 138만 호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27%는 소유자를 확인하지 못해 정비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입력 2026.07.27 14:43 · 수정 14:43· 조회 0

전국의 빈집이 138만 호로 5년 전보다 3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7%인 37만여 호는 소유자를 확인하지 못해 정비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가 빠져나간 지역일수록 빈집이 쌓이지만, 정작 손을 대기는 더 어려운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최근 마무리된 전국 빈집 실태조사를 보면 농어촌 지역 빈집이 전체의 61%, 도시 지역이 39%였다. 20년 넘게 방치된 집도 12만 호에 달했다. 인구 5만 명 미만 시·군에서는 전체 주택 대비 빈집 비율이 평균 9.4%로, 전국 평균 4.1%의 두 배를 넘었다. 한 해 새로 늘어나는 빈집은 9만 호 수준이다.
정비를 가로막는 것은 대부분 소유 관계다. 상속 절차가 끝나지 않아 상속인이 열 명을 넘거나, 소유자가 해외에 거주해 연락이 닿지 않는 사례가 많다. 지자체 관계자는 '등기부에 적힌 사람이 이미 사망한 경우가 흔해 상속인을 찾는 데만 여섯 달이 걸린다'며 '동의를 다 받지 못하면 붕괴 위험이 있어도 손을 댈 수 없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강제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은 연간 40여 건에 그친다.
방치된 빈집은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안전 등급 D·E 판정을 받아 붕괴 위험이 있는 빈집은 2만 3000호로 집계됐다. 지난해 빈집에서 발생한 화재 신고는 4100여 건으로 3년 전보다 34% 늘었다. 주민 민원의 절반 이상은 쓰레기 무단 투기와 야생동물 서식 문제였다.
국회에는 소유자를 찾지 못한 빈집에 대해 공고 6개월 뒤 지자체가 정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안이 계류돼 있다. 철거한 자리를 주차장이나 텃밭 같은 생활 시설로 되돌리면 재산세를 감면해 주는 방안도 함께 논의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빈집 정비 지원 항목을 늘려 반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