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전력 신청 폭증…계통 접속 대기 3년 6개월
전국 데이터센터 전력 접속 대기 물량이 12.4GW까지 불어나면서, 신규 신청 시 평균 대기기간이 3년 6개월로 늘었다.
입력 2026.07.28 06:06 · 수정 06:06· 조회 0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계통 접속을 기다리는 대기 물량이 12.4기가와트(GW)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접수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예정 통지는 2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신규 신청 시설이 실제 전력을 공급받기까지 걸리는 평균 대기기간은 3년 6개월로, 2년 전(1년 8개월)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대기 물량의 71%는 수도권 남부와 충청권에 몰려 있다. AI 학습용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랙당 소비전력이 5~8배 높아, 10만㎡ 규모 시설 한 곳이 중소도시 하나에 맞먹는 전력을 쓴다. 문제는 송전망이다. 발전 설비는 남아도는데 이를 실어 나를 선로가 없어, 신청 물량의 절반가량은 변전소 증설이 끝나는 2029년 이후에나 접속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사업자들은 아예 자체 발전 설비를 짓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사 누리소프트는 경기 남부 신규 시설에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설비를 함께 짓기로 했고, 오로라AI도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묶은 자체 전원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자가발전형' 데이터센터의 건설비가 일반 시설보다 30~40% 비싸다고 본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접속 신청 물량 가운데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60% 안팎인데, 일단 자리부터 잡아두려는 가수요가 대기 행렬을 더 길게 만들고 있다"며 "보증금 예치 의무를 강화해 허수를 걸러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확보 여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단계로 넘어왔다"고 했다.
정부는 다음 달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비수도권에 짓는 시설에 접속 우선순위를 주고 부담금을 깎아주는 방안,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로 AI 학습 작업을 옮기는 시설에 요금을 할인해 주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산자위도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