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조건부 면허’ 검토…야간·고속도로 제한 논의

면허를 아예 반납시키는 대신 운전 범위를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가 검토된다. 이동권 침해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정하늘기자
입력 2026.07.29 04:06 · 수정 04:06· 조회 0
75세 이상 ‘조건부 면허’ 검토…야간·고속도로 제한 논의
▲ 해질 무렵 차량 운전석에서 바라본 도로

75세 이상 운전자에게 야간 운전과 고속도로 주행을 제한하는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경찰 당국은 29일 고령 운전자 안전 대책 논의 자료를 통해 적성검사 결과에 따라 운전 가능 시간대와 도로 종류를 제한하는 방식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행 시기와 적용 연령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4만1200여건으로 전체의 21.3%를 차지했다. 5년 전보다 6.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반면 면허 자진 반납률은 2.1%에 그쳤다. 반납 지원금이 지방자치단체별로 10만~30만원 수준에 머물러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조건부 면허는 면허를 전면 회수하는 대신 위험도가 높은 조건만 걸러내는 방식이다. 교통안전 분야의 한 연구위원은 “야간 사고 치명률이 주간의 2.4배”라며 “일괄 반납보다 특정 조건만 제한하는 편이 사고 감소와 이동권 보장을 함께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 노인단체 관계자는 “대중교통이 부실한 농어촌에서는 자동차가 병원에 갈 유일한 수단”이라며 “대체 이동수단 없이 면허부터 제한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군 단위 지역의 버스 배차 간격은 평균 2시간을 넘는다.

당국은 올해 하반기 2개 광역시도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결과를 토대로 제도화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시범사업에는 인지능력 검사 보완과 함께 지자체 수요응답형 교통수단 확대가 병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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