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사 노린 랜섬웨어 214건…'납품 시스템이 먼저 뚫렸다'
올 상반기 중소 제조업체 랜섬웨어 피해 신고가 214건으로 1년 새 68% 늘었다. 보안이 취약한 협력사를 노린 우회 침투가 주된 수법이다.
입력 2026.07.29 06:05 · 수정 06:05· 조회 0

올해 상반기 중소 제조업체를 겨냥한 랜섬웨어 피해 신고가 214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127건)보다 6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인력이 부족한 협력업체를 먼저 감염시킨 뒤 원청 기업의 발주·납품 시스템으로 번지는 '우회 침투' 방식이 늘면서, 재고·출고 관리 서버가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
신고된 214건 가운데 137건(64%)은 종업원 10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감염 경로는 원격 유지보수 계정 탈취가 41%로 가장 많았고 이메일 첨부파일 29%, 내용연수가 지난 가상사설망(VPN) 장비의 알려진 취약점이 22%로 뒤를 이었다. 정상 가동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1.4일, 피해액 중간값은 1억 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피해는 한 곳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달 경기 남부의 한 자동차 부품 협력사가 감염돼 나흘간 출고가 멈추자, 이 회사에서 부품을 받던 완성차 조립라인 두 곳이 일시적으로 생산 속도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협력사 한 곳이 멈추면 상위 업체 수십 곳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중소 제조사 상당수가 10년 넘은 산업용 제어망을 사무망과 분리하지 않은 채 쓰고 있고, 백업 데이터를 같은 서버에 두는 경우도 많다"며 "암호화가 시작되면 복구할 원본 자체가 함께 잠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보호 당국 관계자도 "몸값을 지불한 뒤에도 데이터를 온전히 되찾은 사례는 절반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소기업 정보보호 바우처 지원 대상을 올해 3000곳에서 내년 6500곳으로 늘리고 관련 예산을 480억원 규모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9월부터는 매출 500억원 이상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분리 백업 실태를 점검하는 컨설팅도 시작된다. 국회 과방위에서는 침해사고 신고 기한을 현행 24시간에서 더 단축하는 법안이 계류돼 있어, 다음 달 소위에서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