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갈아타기 12조…'원리금보장형' 떠나 실적배당으로

실물이전 시행 뒤 1년 반 동안 옮겨 간 퇴직연금이 12조 4000억원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78%가 실적배당형으로 이동했다.

한지우기자
입력 2026.07.29 06:05 · 수정 06:05· 조회 0
퇴직연금 갈아타기 12조…'원리금보장형' 떠나 실적배당으로
▲ 차곡차곡 쌓여 있는 동전 더미

가입한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로 퇴직연금을 옮길 수 있는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 뒤 1년 반 동안 이동한 적립금이 12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8%가 원리금보장형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갈아탄 것으로 나타나, 노후자금 운용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480조원 가운데 원리금보장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전 79%에서 최근 68%로 낮아졌다. 최근 1년 연환산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이 3.1%였던 반면 실적배당형은 8.7%로 5.6%포인트 차이가 났다. 수익률 격차가 두 해 연속 벌어지면서, 예금 금리 수준에 묶여 있던 적립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동은 젊은 층이 주도했다. 실물이전 신청자의 연령대는 30대가 34%로 가장 많았고 40대 31%, 50대 22% 순이었다. 반면 은퇴를 5년 안팎 앞둔 55세 이상은 6%에 그쳤다.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가입자 중 중위험 이상 포트폴리오를 고른 비율도 2년 새 41%에서 59%로 올랐다.

한빛은행 퇴직연금 담당자는 "창구에 오는 30~40대 상당수가 수수료율과 최근 3년 수익률을 인쇄해 와서 비교한다"며 "과거처럼 회사가 정해준 사업자를 그대로 두는 경우가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익률이 좋았던 시기의 성과만 보고 고위험 상품에 몰리면, 시장이 조정받을 때 은퇴 직전 계좌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4분기 중 퇴직연금 사업자별 수수료·수익률 비교공시 체계를 개편해 이전 전후 성과를 나란히 보여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전 절차에 걸리는 기간을 현행 평균 9영업일에서 5영업일 안팎으로 줄이는 전산 개선 작업도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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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우 기자 · 경제부에서 취재합니다.기자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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