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암호체계 4년 내 전면 교체…'양자내성' 전환에 4800억
정부가 2030년까지 공공기관 암호모듈을 양자내성암호로 바꾸는 로드맵을 확정했다. 대상 시스템은 1만2400여 개다.
입력 2026.07.30 00:58 · 수정 00:58· 조회 0

정부가 2030년까지 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의 암호체계를 양자내성암호(PQC)로 전면 교체하는 로드맵을 확정했다. 총사업비는 4년간 4800억원 규모로, 우선 전환 대상은 주민·세정·전자문서 등 민감정보를 다루는 1만2400여 개 시스템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까지 전 부처가 보유 시스템의 암호 사용 현황을 목록화하는 '암호 자산 조사'를 끝내고, 2028년부터 순차 교체에 들어간다. 현재 공공부문에서 쓰이는 공개키 암호의 87%는 양자컴퓨터 연산에 취약한 방식으로, 지금 수집해 뒀다가 나중에 해독하는 이른바 '선(先)수집 후(後)해독' 위협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민간 전환 속도는 더 느리다. 국내 정보보호 업계 조사에서 양자내성암호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21%에 그쳤고, 실제 시범 적용까지 진행한 곳은 4%였다. 금융·통신처럼 인증서 체계가 복잡하게 얽힌 분야는 교체에 3년 이상이 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암호 교체는 서버 한 대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인증서·단말·협력사 연동까지 전부 손봐야 하는 작업”이라며 “일정만 앞세우면 구형 방식과 신형 방식이 뒤섞인 과도기 구간에서 오히려 취약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 관련 부처 당국자는 “표준 확정과 검증 체계 마련을 병행하고, 중소기업에는 전환 컨설팅과 시험환경을 무상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 달 세부 지침을 공개하고, 연내 시범기관 12곳을 선정해 실증에 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