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닫는 지방대, '정원 줄이기'로는 못 막는다
정원 감축만 반복하는 대응은 지역대학의 연착륙을 돕지 못한다. 폐교 이후를 관리하는 제도가 먼저 필요하다.
입력 2026.07.30 00:58 · 수정 00:58· 조회 0
![[사설] 문 닫는 지방대, '정원 줄이기'로는 못 막는다](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8/8d/W-classroom.jpg/1280px-W-classroom.jpg)
지방대학의 위기는 이제 전망이 아니라 진행 중인 현실이다. 올해 신입생 충원율이 70%를 밑돈 4년제 대학이 30곳을 넘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비수도권에 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도를 감안하면 2030년대 초반에는 지금 정원의 상당 부분이 구조적으로 채워질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대응은 여전히 정원 감축 한 가지에 머물러 있다. 재정지원을 고리로 정원을 깎게 하는 방식은 한계가 뚜렷하다. 정원을 줄인 대학은 등록금 수입이 함께 줄어 교원 채용과 실험·실습 투자를 먼저 접는다.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 지원자는 더 줄고, 다시 정원을 깎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감축은 시간을 벌어주는 수단일 뿐 해법이 아니다.
더 급한 것은 폐교 이후를 다루는 제도다. 지금은 대학이 문을 닫으면 재학생 편입, 교직원 고용, 캠퍼스 부지 처리, 남은 채무 정리가 모두 개별 협상에 맡겨진다. 폐교 절차와 학생 보호 장치를 법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유휴 캠퍼스를 지역 의료·돌봄·직업훈련 시설로 전환하는 경로를 미리 열어둬야 한다.
대학을 지역 산업과 다시 연결하는 작업도 미룰 수 없다. 지역에 자리 잡은 제조·물류·의료 현장은 사람이 없어 애를 먹는데, 같은 지역 대학은 학생이 없어 학과를 닫는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기업, 대학이 정원과 교육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채용까지 연동하는 모델이 자리 잡아야 한다. 몇몇 대학의 성공 사례를 시범사업으로 소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대학이 사라지는 것은 학교 한 곳이 없어지는 일이 아니다. 청년이 떠나고, 병원과 상권이 함께 위축되며, 지역 소멸의 속도가 빨라진다. 감축의 속도를 관리하는 데 쓰던 행정력을, 이제는 전환과 연착륙을 설계하는 데 옮겨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