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쉼터 밤엔 문 닫는다…열대야 갈 곳 없는 3만2000가구

전국 무더위쉼터 5만2000여 곳 가운데 밤 9시 이후에도 문을 여는 곳은 3.5%뿐이다. 온열질환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밤에 쓰러졌다.

정하늘기자
입력 2026.07.31 08:16 · 수정 08:16· 조회 0
무더위쉼터 밤엔 문 닫는다…열대야 갈 곳 없는 3만2000가구
▲ 한여름 도심 건물 위로 햇볕이 내리쬐고 있다

전국에 지정된 무더위쉼터 5만2300여 곳 가운데 밤 9시 이후에도 운영하는 곳은 1842곳(3.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31일 내놓은 폭염 대응 점검 자료에 따르면, 무더위쉼터의 78.4%는 경로당과 주민센터로 대부분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올여름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18.4일로 평년(6.1일)의 세 배에 달했다.

밤에 열린 쉼터가 없다 보니 더위를 피할 곳이 마땅치 않은 가구가 그대로 남는다. 행안부가 추린 냉방 취약 가구는 반지하·옥탑·쪽방 등 3만2000여 가구로, 이 가운데 에어컨이 없거나 전기요금 부담으로 가동하지 못하는 비율이 61.3%였다. 65세 이상 1인 가구가 절반을 넘는 1만7400가구를 차지했다.

피해도 밤에 몰린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 집계를 보면 올여름 누적 온열질환자는 1940명이며, 이 가운데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 사이에 발생한 환자가 21.4%인 415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4.8%)보다 6.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실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비율도 19.2%로 5년 새 가장 높았다.

기상청 예보관은 "지표에 축적된 열이 밤에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도시열섬 효과가 강해지면서 밤 최저기온이 27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날이 늘고 있다"며 "8월 중순까지 열대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기초자치단체 재난안전 담당자는 "야간 운영을 하려면 관리 인력을 밤새 배치해야 하는데, 쉼터 한 곳당 인건비만 월 300만원 안팎이 든다"고 했다.

행안부는 8월 중으로 야간 운영 쉼터 3000곳을 추가 지정하고, 이 가운데 400곳은 간이침대를 갖춘 숙박형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24시간 운영 중인 도서관과 복지관을 우선 지정하고, 야간 관리 인력 인건비의 70%를 특별교부세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지정된 야간 쉼터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4.2명으로, 주간 쉼터(21.7명)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행안부는 이용률이 낮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9월 중 이용 실태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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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늘 기자 · 사회부에서 취재합니다.기자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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