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병비 월 400만원, 더는 '가족 부담'으로 버틸 수 없다
간병비가 월 400만원에 육박하지만 건강보험은 여전히 이를 비급여로 둔다. 간병을 가족의 몫으로 미뤄온 구조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
입력 2026.08.06 02:07 · 수정 02:07· 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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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비가 다시 올랐다. 수도권 요양병원의 1대1 개인간병 비용은 월평균 390만원대에 이르렀고, 6인실 공동간병도 월 130만원을 넘어섰다. 5년 전과 견주면 각각 52%, 46% 오른 값이다. 같은 기간 가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14%에 그쳤다는 점을 생각하면, 간병은 이미 웬만한 가구의 지불 능력 밖으로 밀려났다.
문제의 뿌리는 간병이 건강보험 밖에 놓여 있다는 데 있다. 치료는 급여로 보장하면서, 그 치료를 받는 동안 환자를 돌보는 일은 개인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구조다. 그 결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가족 중 누군가가 일을 그만둔다. 간병을 이유로 한 경력 단절이 연간 12만명 규모로 추산된다는 통계는, 이 비용이 가계뿐 아니라 노동시장에서도 함께 빠져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대안으로 제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확산 속도는 더디다. 참여 병상은 전체 급성기 병상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하고, 정작 간병 수요가 집중되는 요양병원은 제도 바깥에 있다. 인력 기준을 맞출 간호인력이 지방에서는 구해지지 않는다는 현실적 제약도 크다. 제도를 만들어 두고 병원의 자발적 참여를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이 격차를 좁힐 수 없다.
재정 부담을 이유로 논의를 미루는 것은 계산을 절반만 하는 일이다. 간병비를 감당하려 요양병원 장기 입원을 택하는 사례가 늘면 건강보험 지출은 어차피 늘어난다. 지금의 방치는 비용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더 비싼 경로로 비용을 옮겨 놓는 것에 가깝다.
순서는 분명하다. 요양병원부터 간병 급여화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소득 하위 계층에 대한 본인부담 상한을 먼저 설계해야 한다. 동시에 간병 인력의 자격과 처우를 제도 안으로 들여 공급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나라에서 간병을 개인의 운으로 남겨두는 것은, 어떤 복지 논쟁보다 앞서 정리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