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통신케이블 손상 1년 새 2.1배…'수리선 대기만 40일'
지난해 전 세계 해저 통신케이블 손상이 214건으로 늘었지만 전용 수리선은 60여 척에 그쳐, 복구까지 평균 40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력 2026.08.18 06:04 · 수정 06:04· 조회 0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해저 통신케이블 손상 사고가 214건으로 1년 전(102건)보다 2.1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통신망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해저통신협의체가 17일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손상 원인의 68%는 선박 닻 끌림과 저인망 어업 등 인위적 요인이었고 지진·해저 산사태 등 자연 요인은 19%였다.
문제는 복구 속도다.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해저케이블 전용 수리선이 62척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선령 25년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사고 접수부터 수리선 투입까지 평균 대기 기간은 40일로 3년 전(23일)보다 17일 길어졌다. 케이블 한 가닥을 인양해 접합하는 데만 통상 열흘 안팎이 걸린다.
특정 구간에 손상이 몰리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홍해와 대만 인근, 발트해 등 통항량이 많고 수심이 얕은 세 구간에서 전체 사고의 41%가 발생했다. 지난해 한 구간에서는 케이블 4가닥이 잇따라 끊기면서 인접 국가 국제 인터넷 회선 용량이 한때 34%까지 떨어졌고, 완전 복구까지 두 달 넘게 걸렸다.
한 국제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륙 간 데이터 트래픽의 98%가 해저케이블을 지나는데, 정작 수리 역량은 20년째 제자리"라며 "항로 통제와 조기 경보를 각국이 따로 하는 방식으로는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주요 항로 구간에 대한 선박 위치정보 공유와 케이블 매설 심도 기준 상향, 수리선 공동 운용 기금 조성을 담은 권고안을 내놨다. 회원국·사업자들은 다음 달 열리는 총회에서 권고안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며, 이르면 내년부터 구간별 위험도 지도를 시범 공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