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광물 수출허가 품목 3배로…'정제 90%가 한 곳' 병목 여전
주요국이 핵심광물 수출허가 품목을 잇따라 늘리면서 배터리·반도체 소재 조달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입력 2026.08.21 09:09 · 수정 09:09· 조회 0

주요 자원 보유국들이 올해 들어 수출허가 대상 핵심광물 품목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12개 품목이던 각국의 허가 대상 광물은 이달 기준 37개로 3배 넘게 늘었다. 희토류 영구자석 원료와 배터리 음극재용 흑연, 반도체 공정용 희소가스가 대부분 새로 포함됐다.
문제는 채굴보다 정제 단계다. 국내 수입 통계를 보면 배터리·반도체용 소재 8종의 정제·가공 물량 가운데 평균 88.7%가 특정 한 국가에 몰려 있다. 흑연 음극재는 이 비율이 93%에 이른다. 허가 심사 기간이 통상 45일에서 최근 두 달 이상으로 늘면서, 국내 중견 소재업체들은 계약 물량을 제때 받지 못해 생산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대체 조달은 속도가 더디다. 산업계가 추진 중인 해외 광산 지분 참여 사업 21건 중 실제 상업 생산에 들어간 것은 4건뿐이다. 광산에서 정제 설비까지 갖추는 데 통상 7~9년이 걸리는 탓이다. 국내 정제 시설을 짓더라도 환경 인허가와 전력 공급 계약에만 평균 2년 4개월이 소요된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한 소재업계 관계자는 "광물을 확보해도 정제해 줄 곳이 없으면 반쪽"이라며 "광산 지분보다 정제·가공 합작 공장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자원 보유국과 별도 협의 채널을 가동해 허가 지연 사례를 개별적으로 해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 달 핵심광물 비축 목표를 현행 100일분에서 180일분으로 늘리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비축 대상에 정제 중간재를 새로 포함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비축 창고 확충과 매입 예산 확보가 병행돼야 해, 실제 목표 달성 시점은 2029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