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중대선거구제 놓고 격돌…‘농어촌 대표성’ 벽에 부딪혀
국회 정개특위가 도시 지역에 한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절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을 또 넘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입력 2026.07.08 08:40 · 수정 22:55· 조회 1,244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14일 소위원회를 열고 선거제도 개편안을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 지역에 한해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자는 절충안이 테이블에 올랐지만, 농어촌 지역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논의가 중단됐다.
절충안은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도시권 100여 곳을 40여 개 중선거구로 묶는 구상이다. 이 경우 지역구 의석은 190석 안팎으로 줄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110석으로 늘어난다. 특위 전문위원실은 이 방식이 사표 비율을 현행 43%에서 25%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분석했다.
반대 논리는 대표성이다. 농어촌 지역은 이미 선거구 면적이 서울 전체의 몇 배에 이르는 곳이 있어, 추가 통합이 이뤄지면 의원 1명이 관할하는 지역이 지나치게 넓어진다는 것이다. 도시만 중대선거구로 바꾸면 같은 국회의원을 서로 다른 규칙으로 뽑게 돼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개특위 한 소위 위원은 “제도를 고치자는 데는 모두 동의하지만, 어느 안도 자기 지역구가 사라지는 쪽으로는 못 간다는 것이 문제”라며 “결국 획정위에 공을 넘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선거제도 연구자는 “선거를 앞둔 의원들이 자기 선거 규칙을 스스로 정하는 구조가 개혁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 획정안은 선거일 1년 전까지 확정돼야 하지만, 지난 세 차례 총선에서 모두 시한을 넘겼다. 특위는 이달 말까지 논의를 이어간 뒤 결론이 나지 않으면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