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열나는 밤, 갈 곳이 없다…야간 소아진료 '공백 지대' 확산
야간·휴일 소아 진료기관이 3년 새 22% 줄면서, 전국 기초지자체 4곳 중 1곳은 밤에 문 여는 소아과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력 2026.07.24 17:47 · 수정 17:47· 조회 0
야간과 휴일에 문을 여는 소아 진료기관이 최근 3년 사이 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건당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오후 8시 이후 소아 외래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412곳으로 2022년 말 528곳보다 116곳 감소했다.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226곳 가운데 58곳(25.7%)은 야간에 소아 진료가 가능한 기관이 단 한 곳도 없었다.
공백은 비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광역시를 제외한 도 지역의 야간 소아 진료기관은 3년 새 31% 줄어 감소 폭이 수도권(9%)의 세 배를 넘었다. 그 결과 소아 응급실 이용도 늘었다. 지난해 만 12세 이하 응급실 내원 건수는 214만 건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고, 이 가운데 경증으로 분류된 사례가 61%를 차지했다. 응급실 한 곳당 평균 대기시간도 1시간 47분으로 1년 만에 21분 길어졌다.
의료계는 낮은 수가와 인력난을 원인으로 꼽는다.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는 “야간 진료는 인건비가 주간의 두 배 가까이 드는데 진료 수입은 그만큼 늘지 않는다”며 “당직 간호인력을 구하지 못해 야간 운영을 접은 곳이 주변에만 여럿”이라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올해 상반기 34%에 그쳤다.
보건당국은 하반기부터 야간 소아 진료기관에 대한 시간대별 가산 수가를 최대 2.5배로 올리고, 시·군 단위로 '야간소아진료센터'를 지정해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4시간 상담 전화망도 광역 단위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수가 인상만으로는 인력 유입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며 “지역별 진료 공백 지도를 만들어 우선 지원 대상을 정하고, 연내 시범사업 지역 20곳을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련 예산안은 다음 달 국회에 제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