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충전기 '지상 이전'…내년부터 신축 의무화

신축 건물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원칙적으로 지상에 두도록 하는 안전기준 개정이 추진된다. 기존 지하 충전구역에는 조기 감지설비가 들어선다.

박도윤기자
입력 2026.07.26 14:23 · 수정 14:23· 조회 0
지하주차장 충전기 '지상 이전'…내년부터 신축 의무화
▲ 차량이 주차된 지하주차장의 모습

내년부터 새로 짓는 아파트와 대형 건축물은 전기차 충전시설을 원칙적으로 지상 또는 지상 1층에 설치해야 한다.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마련된 '전기차 충전시설 화재안전 강화방안'에 따르면, 부득이하게 지하에 설치할 경우 방화구획을 별도로 두고 조기 감지·소화 설비를 함께 갖춰야 한다. 개정 고시는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1분기 시행될 예정이다.

대책이 나온 배경에는 급증한 충전 인프라가 있다. 전국 전기차 충전기는 지난해 말 42만기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 공동주택에 설치된 완속 충전기의 68%가 지하주차장에 있다. 지하 화재는 진입 동선이 좁고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진화에 평균 3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소방 당국의 설명이다.

기존 건축물에는 설비 보강이 우선 적용된다. 지하 충전구역에 열화상 감지기와 자동확산 소화장치를 설치하면 설치비의 최대 70%를 지원하고, 500세대 이상 단지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충전 중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이상 신호가 잡히면 전류를 자동 차단하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 목표도 내년 7만기로 올려 잡았다.

현장에서는 주차 공간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상 이전이 어려운 도심 고밀 단지에서는 충전 구획을 새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공동주택 관리 업계 관계자는 "입주민 협의 없이 구획을 바꾸면 분쟁이 생긴다"며 "보조금과 함께 표준 협의 절차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충전시설 자체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화재가 나더라도 대피와 진화가 가능한 위치로 옮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행 1년 뒤 설치 실태를 점검해 지원 대상과 의무화 시기를 다시 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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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윤 기자 · 사회부에서 취재합니다.기자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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