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수출 1조 넘었는데…현지화 번역 인력은 '3년째 제자리'
지난해 웹툰 해외 매출이 처음 1조원을 넘어섰지만, 현지화를 맡을 전문 번역 인력은 1200명 선에 머물렀다. 작품 적체가 길어지고 있다.
입력 2026.07.28 02:28 · 수정 02:28· 조회 0

지난해 국내 웹툰 업계의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작품을 현지 언어로 옮기는 전문 번역 인력은 1200명 수준에 그쳐, 수출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 분야 연구기관이 28일 내놓은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웹툰 해외 매출은 1조 1400억원으로 전년보다 27.3% 늘었다. 권역별로는 영어권이 34.1%, 일본어권이 29.8%, 동남아권이 21.6%를 차지했다. 신규 진출이 활발한 스페인어·포르투갈어권 매출도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속도다. 국내 주요 플랫폼 「누리툰」과 「달빛코믹스」에 연재 중인 작품 가운데 해외 서비스가 이뤄지는 비중은 18.7%에 그쳤다. 계약은 맺었지만 번역·식자 작업이 밀려 서비스 시작까지 평균 9.4개월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 편당 대사 3000~5000자를 옮기면서 말맛과 효과음까지 살려야 해, 일반 문서 번역보다 작업 시간이 두세 배 든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처우도 인력 유입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사에 응한 번역 인력의 62.4%가 프리랜서였고, 이들의 연평균 수입은 2870만원이었다. 회당 단가는 3년 전과 사실상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 제작 스튜디오 관계자는 "경력 3년을 넘기면 게임이나 영상 쪽으로 옮겨간다"며 "작품 세계관을 아는 번역가를 다시 구하는 데만 반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기계번역을 도입한 곳도 늘고 있지만 보완재에 그친다는 평가다. 기계번역 초벌본을 쓴 작품의 이용자 신고 건수는 그렇지 않은 작품의 2.6배였다. 업계 관계자는 "초벌 속도는 빨라졌지만 감수 인력이 없으면 오히려 수정 비용이 더 든다"고 밝혔다.
관계 부처는 다음 달 콘텐츠 번역 인력 양성 과정 신설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권역별 전문 과정을 만들어 3년간 900명을 배출하고, 중소 제작사의 감수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