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넘으면 갈 곳이 없다…소아 야간진료 기관 17곳뿐

야간·휴일 소아진료 지정기관이 3년 새 절반으로 줄어 전국 17곳에 그쳤다. 응급실 경증 소아 환자 비중은 68%를 넘어섰다.

박도윤기자
입력 2026.07.29 08:06 · 수정 08:06· 조회 0
밤 9시 넘으면 갈 곳이 없다…소아 야간진료 기관 17곳뿐
▲ 환자와 보호자가 오가는 병원 복도

밤 9시 이후 소아 환자를 받는 야간·휴일 소아진료 지정 의료기관이 전국 17곳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26개 시·군·구 가운데 지정기관이 한 곳이라도 있는 지역은 14곳(6.2%)에 불과해, 상당수 지역에서는 야간에 아이가 열이 나면 응급실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실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지정기관은 2022년 34곳에서 지난해 23곳, 올해 17곳으로 3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지정을 반납한 11곳은 사유로 '야간 근무 인력 확보 실패'(7곳)와 '운영 적자'(4곳)를 들었다. 지정기관 한 곳의 연평균 야간 진료 인원은 8400명 수준이지만, 야간 전담 간호인력을 3교대로 유지하려면 연간 2억4000만원 안팎이 추가로 든다는 것이 의료계 설명이다.

공백은 그대로 응급실로 흘러갔다. 지난해 전국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를 찾은 15세 미만 환자 가운데 경증으로 분류된 비율은 68.4%로 5년 전(54.1%)보다 14.3%포인트 높아졌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 소아 환자의 평균 대기시간은 2시간 14분으로 낮 시간대의 세 배에 달했다.

수도권의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는 “야간 진료 한 타임을 돌리려면 의사 한 명과 간호사 두 명이 붙어야 하는데, 그 인건비를 진료비로 회수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사명감만으로 버티라는 요구가 3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지정기관 수 자체보다 야간 진료가 가능한 권역을 촘촘히 남기는 쪽으로 설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다음 달 야간 소아진료 지원 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야간 진료 수가 가산을 현행 100%에서 200%로 올리고, 인접 시·군이 공동으로 한 곳을 지정해 운영비를 나눠 부담하는 ‘권역 공동지정’ 방식을 시범 도입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야간 소아진료 인건비를 국고에서 정액 지원하는 법안이 이달 안에 발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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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윤 기자 · 사회부에서 취재합니다.기자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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