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부동산도 '백지신탁' 추진…실거주 1주택은 예외

1급 이상 공직자가 실거주 1주택 외 주택·토지를 임기 중 처분하거나 신탁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재산권 침해 논란이 쟁점이다.

이준호기자
입력 2026.07.31 02:23 · 수정 02:23· 조회 0
고위공직자 부동산도 '백지신탁' 추진…실거주 1주택은 예외
▲ 해질 무렵 아파트 단지의 모습

정부와 국회가 고위공직자의 부동산에도 백지신탁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급 이상 공직자와 국토·주택·금융 정책을 다루는 부처의 고위직이 실거주 목적의 1주택을 제외한 주택·토지를 임기 중 처분하거나 수탁기관에 맡기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재산공개 대상 고위공직자 2456명 가운데 526명(21.4%)이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현행 제도에서 백지신탁 대상은 주식뿐이다.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3000만원 넘게 보유하면 60일 안에 팔거나 신탁해야 하지만, 부동산에는 같은 규정이 없다. 재산 공개와 직무 회피 신고만으로는 정책 정보와 보유 자산 사이의 이해충돌을 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그동안 반복돼 왔다. 추진 중인 방안은 처분 유예기간을 2년으로 두고, 상속받은 농지와 임야 등은 예외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쟁점은 재산권 침해 여부와 실효성이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시장에서 즉시 현금화하기 어렵고, 처분 시기가 몰리면 특정 지역에서 가격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탁 방식을 택할 경우 수탁기관에 내는 보수가 연 0.5~1% 수준이어서 부담이 적지 않다는 계산도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관계자는 “공개 대상만 넓혀서는 이해충돌을 막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는 여야 이견이 크지 않다”면서도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지, 유예기간을 얼마로 둘지에서 의견이 갈린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실거주와 투자 목적을 구분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해외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을 연구해 온 한 학계 관계자는 “대상을 지나치게 넓히면 고위직 인재 충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직무 관련성이 뚜렷한 부처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법안은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국회는 다음 달 공청회를 열어 학계와 법조계 의견을 듣고, 연내 상임위 심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적용 대상은 약 12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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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기자 · 정치부에서 취재합니다.기자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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