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13만8000호, 3년 새 21% 늘었다…'철거하면 세금 더 내는' 역설
전국 빈집이 13만8000호로 3년 새 21% 늘었지만, 지난해 정비된 곳은 9%에 그쳤다. 철거 뒤 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방치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력 2026.08.05 04:52 · 수정 04:52· 조회 0

전국의 빈집이 13만8000호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전 11만4000호와 비교해 21.1%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지난 한 해 철거되거나 다시 쓰인 빈집은 1만2400호로, 전체의 9.0%에 머물렀다. 늘어나는 속도를 정비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편차도 뚜렷하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시·군에 전체 빈집의 68.4%가 몰려 있었고, 이 가운데 20년 이상 방치된 곳이 3만1000호에 달했다. 도시지역 빈집도 3만2000호로 3년 새 34% 늘었다. 재개발·재건축 구역으로 묶였다가 사업이 장기 표류한 단독주택 밀집지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정비가 더딘 배경으로는 세제 구조가 지목된다. 주택을 헐면 그 땅은 주택 부속토지가 아닌 나대지로 분류돼 재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한 기초자치단체 빈집정비 담당자는 “철거비를 자기 돈으로 대고도 이듬해 세금이 몇 배로 뛰니, 그냥 두는 편이 낫다는 소유주가 많다”며 “설득이 아니라 계산의 문제”라고 말했다.
방치된 빈집은 안전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빈집 관련 붕괴·화재·불법 투기 신고는 8700여 건으로 2년 전보다 41% 늘었다. 특히 여름철 집중호우 때 담장과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반복됐다. 그러나 소유주가 사망했거나 상속인이 여럿으로 나뉘어 연락조차 닿지 않는 사례가 전체 빈집의 23%로, 행정대집행도 쉽지 않다는 것이 지자체들의 설명이다.
정부는 철거 후 나대지에 매기는 재산세를 3년간 주택 수준으로 유지하는 특례를 5년으로 늘리고, 빈집 철거 뒤 주차장·텃밭 등으로 활용하면 추가 감면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 법 개정안은 하반기 국회 논의를 거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안에 전국 빈집 실태조사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도 함께 확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