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마다 '비용·규제 영향' 분석 의무화…국회법 개정안 발의
재정 5억원 이상 소요되거나 규제를 신설하는 의원 발의 법안에 입법영향분석서 첨부를 의무화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입력 2026.08.21 06:18 · 수정 06:18· 조회 0

의원이 발의하는 법안에 재정소요와 규제 영향을 함께 담은 '입법영향분석서' 첨부를 의무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20일 발의됐다. 개정안은 연간 5억원 이상의 재정이 들거나 규제를 신설·강화하는 법안을 대상으로 하며, 국회 사무처 산하에 전담 분석기구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분석서가 빠진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도록 하는 강제 조항도 포함됐다.
법안 발의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 접수된 의원 발의 법안은 2만1400건으로 4년 전(1만4600건)보다 46.6% 증가했다. 반면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3900건으로 가결률은 18.2%에 그쳤다. 이 가운데 비용추계서가 실제로 첨부된 법안은 31.4%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추계가 곤란하다'는 사유로 면제됐다.
개정안이 정한 분석서 항목은 네 가지다. 향후 5년간 연도별 재정소요, 규제 적용을 받는 사업자·개인의 추정 규모, 법률 제·개정 외의 대체 수단 검토, 시행 3년 시점의 사후평가 계획이다. 전담기구는 정원 60명 규모로 설계됐으며 연간 운영 예산은 120억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국회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의 기존 기능은 그대로 두되 분석 결과를 공유하도록 했다.
국회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발의 실적을 좇는 관행 탓에 유사·중복 법안이 반복 제출되고, 정작 시행 뒤 부담은 검증 없이 국민에게 넘어간다"며 "분석서는 규제를 막자는 게 아니라 비용을 먼저 계산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상임위 관계자는 "분석기구가 병목이 되면 사실상 발의 자체가 지연돼 입법권이 위축될 수 있다"며 "긴급 민생법안에 대한 예외 절차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규제영향분석을 법제화한 사례가 적지 않다. 영국과 캐나다는 규제 신설 시 비용·편익 분석서를 의무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집행위원회 입법안에 영향평가를 붙인다. 국회는 다음 달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정기국회에서 처리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